70인역부터 루터까지: 성경 번역이 ‘진리의 민주화’를 만든 방식
고향의 노래를 먼 땅의 악기로 연주하다 여러분은 아주 멀리 떨어진 고향의 민요를 다른 나라의 악기로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본래는 가야금으로 연주되던 애절한 선율이 첼로의 깊은 저음으로 옮겨지고, 다시 피아노의 맑은 타건으로 울려 퍼집니다. 악기가 바뀔 때마다 본래의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질지는 모릅니다. 현을 뜯는 그 미세한 떨림은 사라질지라도, 그 선율이 담고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라는 '본질'은 악기를 넘어 듣는 이의 가슴에 고스란히 도달합니다. 오히려 악기가 바뀌었기에, 그 노래는 고향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온 세계 사람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보편적인 감동'이 됩니다. 번역이라는 작업도 이와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번역은 배신이다"라고 말하며 원어의 완벽한 보존만을 강조하지만, 인문학의 시선으로 본 성경의 역사는 끊임없이 자기의 안방을 떠나 낯선 타인의 언어로 옷을 갈아입어 온 '거대한 여행의 기록'입니다. 히브리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시작된 성경이 어떻게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거쳐 오늘날 우리 손의 한글 성경에 도달했는지, 그 끈질기고도 위대한 번역의 사슬을 따라가 보겠습니다.